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첫날 주요 일정으로 KT 본사를 방문했다. 나델라 CEO는 25일 오후 김영섭 KT 대표를 만나 인공지능(AI) 사업 협력에 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KT와 MS의 ‘AI 동맹’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들은 AI 사업 협력에 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김 대표가 미국 워싱턴주 MS 본사를 방문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6개월 만의 만남이다. 지난해 6월 사전 협력 단계에서의 만남까지 합치면 1년 새 공식 회동만 세 번째다.
나델라 CEO는 KT에 대해 ‘한국 최대 협력기업’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MS가 한국에서 현대차, 포스코, 신한금융 등 다른 기업과 AX(AI 전환) 사업을 논의할 때 ‘MS-KT’ 동맹이 한 몸처럼 묶여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어떤 기업이든 MS와의 AX 사업에서 KT를 거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전날 광화문 KT 사옥에서 주요 대기업 경영자를 초대해 ‘AX 리더 써밋’도 열었다. 송창현 현대자동차그룹 사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KT와 MS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AX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준비 중이다. 어떤 업종의 기업이든 AI·클라우드 분야 혁신으로 시너지를 내도록 지원하는 역할로 돈을 벌겠다는 구상이다.
KT는 국내 AX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AX 리더 써밋을 주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AX를 주제로 국내 기업인이 자유롭게 소통할 기회를 만들며 ‘AX DNA’를 심겠다는 취지다.
두 회사는 ‘AI 교육센터(가칭)’를 설립하고 전문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식의 AI 교육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나델라 CEO는 “AI 관련 학위를 받을 수 있고 AI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며 “대한민국의 ‘AI 리터러시(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T와 MS는 올해 2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적 AI’도 공동 개발 중이다. 한국적 AI는 한국어 데이터와 국내 제도, 규제 등을 학습시킨 AI 모델이다. 김 대표는 “한국적 AI 등 MS와 협력하며 개발 중인 AX 솔루션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하면서 AX 액셀러레이터로 역할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