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상용차 판매가 5월 두 자릿수 급감했다. 중소형 트럭이 90%가량을 차지하는 상용차 판매가 감소했다는 건 그만큼 소상공인들의 영업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6일 자동차시장 조사업체인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5월 국내에 등록된 상용차는 1만4241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20.8% 급감했다. 같은 기간 승용차 판매량이 13만311대로 전년보다 6.1%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5월 전체 내수 자동차 등록 대수는 14만4552대로 전년보다 2.6% 늘었다. 상용차에는 버스, 트럭, 특장 차량이 포함된다.
경기 악화로 자영업자들이 줄어들면서 상용차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는 561만5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00명 줄었다. 넉 달 연속 감소세다.
실제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며 상용차 베스트셀링카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포터2의 5월 등록 대수는 3795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39.4%나 급감했다. 포터2 판매 부진에 현대차 울산공장은 이달 주말 특근 일정을 잡지 않을 정도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5월 포터 판매 대수(전기차 포함)는 2만40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했다. 상용차 순위 3위인 기아 봉고3의 5월 등록 대수는 2352대로 같은 기간 33.8% 줄어들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환경 규제 여파로 2024년 디젤(경우) 모델이 단종되며 선택지가 좁아진 것도 판매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물론 상용차라고 해서 다 안 팔리는 건 아니다. 패밀리카로 인기가 많은 스타리아는 5월 등록 대수가 2389대로 전년보다 21.8% 늘었다. 2.5(톤)부터 4까지 적재 용량이 다양한 뉴 마이티는 599대로 같은 기간 12.2% 증가했다.
전기 1트럭인 포터2 일렉트릭(852대), 비야디 T4K(117대)는 전년보다 등록 대수가 각각 13%, 631.3% 늘었다. 현대차는 2025년 포터2 일렉트릭에 적용된 60.4kWh 리튬 이온 고전압 배터리를 개선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17km로 6km 더 늘렸다. BYD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6월에는 800~1400만원의 구매 혜택을 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